집에서 혈압을 재다 보면 아침에는 높게 나오고 저녁에는 낮게 나오거나,
몇 분 사이에도 숫자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도대체 어느 숫자를 믿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먼저 답하면, 혈압은 한 번 측정한 숫자보다
일정한 시간과 같은 조건에서 반복해서 측정한 기록이 더 중요합니다.
대한고혈압학회 자료를 소개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가정혈압을 아침과 저녁에 일정한 조건으로 측정하고,
한 번 측정할 때도 2회 이상 재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혈압은 측정 환경이나 자세, 측정 전 행동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혈압은 왜 잴 때마다 달라질까?
혈압은 하루 종일 완전히 같은 숫자로 유지되지 않습니다.
긴장하거나 움직인 직후, 커피를 마신 뒤,
운동한 뒤처럼 몸의 상태가 달라지면 측정값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CDC는 혈압을 재기 전 30분 안에 카페인이나 술을 마시거나
흡연·운동을 한 경우 측정값이 평소보다 높게 나올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다리를 꼬고 앉거나 팔을 아래로 늘어뜨리는 것처럼
측정 자세가 잘못된 경우에도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 번 나온 숫자에 지나치게 의미를 두기보다는
가능하면 비슷한 조건에서 반복해서 측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침 혈압은 언제 재는 것이 좋을까?
가정에서 혈압을 관리한다면 아침 측정 시간을 일정하게 정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소개한 대한고혈압학회 가정혈압 측정법에서는
아침 혈압을 다음과 같은 조건에서 측정하도록 안내합니다.
- 기상 후 1시간 이내
- 화장실을 다녀온 뒤
- 아침 식사를 하기 전
- 고혈압약을 복용하는 경우 약을 먹기 전
- 앉은 상태에서 잠시 안정을 취한 뒤
예를 들어 아침 7시에 일어난다면 화장실을 다녀온 뒤
바로 혈압계를 차는 것보다 의자에 잠시 편안하게 앉아 있다가 측정하는 방식입니다.
매일 측정한다면 가능한 한 비슷한 시간과 조건을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녁에는 언제 재면 될까?
저녁 혈압은 잠자리에 들기 전 측정하는 방법이 권장됩니다.
대한고혈압학회 자료에서도 저녁에는 잠들기 전에
앉은 자세에서 안정을 취한 뒤 측정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특정 시각 자체보다 매일 비슷한 생활 조건에서 재는 것입니다.
오늘은 저녁 식사 직후, 내일은 운동 직후,
그다음 날은 잠자기 직전에 재는 식으로 조건이 계속 바뀌면
수치를 서로 비교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CDC 역시 가정에서 혈압을 측정할 때 가능하면 매일 같은 시간에 재도록 권합니다.
혈압 재기 30분 전에는 무엇을 피해야 할까?
혈압계만 제대로 사용한다고 정확한 측정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측정 직전에 무엇을 했는지도 중요합니다.
CDC와 미국심장협회는 혈압을 재기 전
약 30분 동안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 흡연, 운동 등을 피하도록 안내합니다.
측정하기 전에 화장실을 다녀와 방광을 비우는 것도 권장됩니다.
따라서 커피를 한 잔 마신 직후나 운동을 마치고 숨이 찬 상태에서
바로 혈압을 재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앉는 자세도 중요합니다
혈압을 잴 때 자세가 달라지면 측정값에도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측정 전에는 의자에 앉아 잠시 조용히 쉬고,
측정할 때는 다음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등은 의자에 기대고
두 발은 바닥에 편하게 붙이며
다리를 꼬지 않습니다.
혈압계를 착용한 팔은 테이블이나 받침대 위에 올려
커프의 위치가 심장 높이와 비슷하도록 합니다.
커프는 옷 위가 아니라 맨팔에 착용하는 것이 좋으며,
혈압을 재는 동안에는 말을 하거나 움직이지 않습니다.
미국심장협회는 측정 전 약 5분 동안 조용히 쉬고,
측정 중에는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대화하지 않도록 권합니다.
손목 혈압계와 위팔 혈압계, 어떤 것이 좋을까?
집에서 사용할 혈압계를 고를 때도 측정 부위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한고혈압학회가 제시하는 가정혈압 측정법에서는
검증된 위팔 자동혈압계 사용을 권장합니다.
혈압계가 아무리 좋아도 커프 크기가 팔에 맞지 않으면 결과가 부정확해질 수 있습니다.
미국심장협회도 자신에게 맞는 커프 크기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안내합니다.
따라서 새 혈압계를 구입할 때는 단순히 기능이나 가격만 보기보다
자신의 팔둘레에 맞는 커프인지, 정확성이 검증된 제품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 번만 재면 될까?
혈압계 버튼을 한 번 눌러 나온 숫자를 그대로 기록하기보다는
한 번 측정할 때 2회 정도 반복해서 재는 방법이 권장됩니다.
CDC는 최소 두 번 측정하고 각 측정 사이에 약 1~2분 정도 간격을 두도록 안내합니다.
미국심장협회 역시 두 번의 측정을 약 1분 간격으로 시행하고 결과를 기록하도록 권합니다.
대한고혈압학회 자료에서도 가정혈압을 한 번 측정할 때 2회 이상 재도록 안내합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숫자가 조금 다르다고 해서 혈압계가 고장 났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혈압은 순간적인 상태에 따라 변할 수 있으므로
여러 번의 기록에서 나타나는 전체적인 흐름을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한 번 높게 나오면 고혈압일까?
집에서 평소보다 높은 숫자가 한 번 나왔다고 해서
그 결과 하나만으로 고혈압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혈압은 긴장, 활동량, 측정 자세와 같은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는 표준적인 방법으로 반복 측정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도 고혈압의 진단과 관리에서 정확하고
반복적인 혈압 측정이 기본이라고 설명합니다.
미국심장협회 역시 한 번의 혈압 측정은 그 순간을 보여주는 하나의 기록에 가깝고,
일정 기간 측정한 기록이 혈압 상태를 파악하는 데 더 유용하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평소보다 높은 수치가 반복되거나 자신의 혈압이 걱정된다면
수치를 기록해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측정 방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반드시 똑같은 횟수와 시간으로 혈압을 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고혈압을 진단받아 치료 중이거나 약을 조절하고 있는 경우에는
의료진이 더 자주 측정하거나 특정 시간에 재도록 안내할 수 있습니다.
CDC도 혈압을 얼마나 자주 측정해야 하는지는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의료진과 상의하도록 권합니다.
따라서 이미 고혈압 치료를 받고 있다면 인터넷에서 본 일반적인 측정법보다
담당 의료진에게 안내받은 방법을 우선하는 것이 좋습니다.
집에서 혈압을 잴 때 기억하면 좋은 순서
복잡하게 느껴진다면 다음 정도만 기억해도 도움이 됩니다.
측정 전 30분 동안 커피·흡연·운동을 피합니다.
화장실을 다녀온 뒤 의자에 앉아 잠시 안정을 취합니다.
등을 의자에 기대고 두 발은 바닥에 붙입니다.
커프를 맨팔에 착용하고 팔은 심장 높이에 둡니다.
측정 중에는 말하거나 움직이지 않습니다.
한 번 측정한 뒤 약 1분 정도 기다렸다가 한 번 더 측정하고 결과를 기록합니다.
매일 기록할 필요가 있다면 아침과 저녁의 측정 조건도 가능한 한 일정하게 유지합니다.
마무리
집에서 혈압을 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특정 숫자 하나를 정확히 맞히는 것이 아니라 같은 조건에서 꾸준히 측정하는 것입니다.
아침에는 기상 후 화장실을 다녀오고 식사나 혈압약 복용 전에,
저녁에는 잠자리에 들기 전처럼 일정한 시간을 정해두면 기록을 비교하기가 쉬워집니다.
또 혈압을 재기 직전 커피를 마시거나 운동을 하고,
다리를 꼬거나 팔을 아래로 늘어뜨린 채 측정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혈압계 숫자가 한 번 높게 나왔다고 바로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올바른 방법으로 반복 측정해 기록하고,
높은 수치가 계속되거나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자료
- 국민건강보험공단, 올바른 가정혈압 측정법
-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가정에서 혈압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방법
- 미국심장협회(AHA), Home Blood Pressure Monitor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