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할 때 한 시간, 일하면서 몇 시간, 저녁에는 영상이나 음악을 들으며 또 이어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이어폰은 하루 두 시간까지만 써야 하나?”, “세 시간 넘으면 귀가 나빠질까?”처럼 사용시간이 신경 쓰입니다. 하지만 이어폰 사용에서 청력 위험을 결정하는 것은 시간 하나가 아닙니다. 같은 한 시간이라도 작은 소리로 듣는 것과 매우 큰 소리로 듣는 것은 귀가 받는 부담이 크게 다릅니다. 따라서 이어폰을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볼륨과 사용시간을 한 세트로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어폰은 하루 몇 시간까지라는 정답이 없습니다
이어폰을 하루 1시간 사용하면 안전하고 3시간 사용하면 위험하다는 식으로 나누기는 어렵습니다. WHO는 안전한 청취에서 중요한 요소로 소리의 크기와 노출시간을 함께 봅니다. 예를 들어 평균적으로 약 80dB의 소리라면 일주일에 약 40시간까지 안전하게 들을 수 있는 수준으로 제시됩니다. 하지만 소리가 커지면 허용되는 시간은 빠르게 줄어듭니다.
- 80dB → 주당 약 40시간
- 85dB → 주당 약 12시간 30분
- 90dB → 주당 약 4시간
- 95dB → 주당 약 1시간 15분
- 100dB → 주당 약 20분
여기서 가장 눈여겨볼 것은 80dB와 100dB의 차이입니다. 숫자로는 20dB 차이지만 안전하게 들을 수 있는 시간은 주당 40시간에서 약 20분까지 줄어듭니다. 그래서 이어폰을 오래 사용하는 사람에게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조건 사용시간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얼마나 큰 소리로 듣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볼륨 60% 이하라면 무조건 안전할까요?
WHO에서는 개인용 오디오 기기를 사용할 때 최대 볼륨의 60% 이하로 유지하는 방법을 안전 청취를 위한 실용적인 기준 중 하나로 제시합니다. 다만 60%를 절대적인 안전선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스마트폰과 이어폰 종류에 따라 실제 출력되는 소리가 다르고, 녹음된 콘텐츠의 음량이나 주변 환경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같은 60%라고 표시돼도 실제 귀에 도달하는 소리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스마트폰이나 이어폰에서 제공하는 헤드폰 오디오 레벨·소음 노출 기능을 확인해 평균 청취 수준을 살펴보는 편이 더 좋습니다. WHO에서는 이러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면 평균 청취 수준을 80dB 아래로 유지하는 것을 권고합니다. 즉 60% 규칙은 좋은 출발점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실제 소리 크기와 사용시간입니다.
지하철에서는 왜 자꾸 볼륨을 올리게 될까요?
조용한 방에서는 충분했던 음량이 지하철이나 버스에 타면 작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주변 소음 때문에 음악이나 말을 듣기 어려워지면서 자신도 모르게 볼륨을 높이게 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음악이 끝날 때까지 높은 볼륨을 그대로 유지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WHO는 시끄러운 환경에서 불필요하게 볼륨을 높이는 것을 줄이기 위해 귀에 잘 맞는 이어폰이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이용하는 방법을 권장합니다. 주변 소음을 줄이면 콘텐츠를 듣기 위해 음량을 계속 올릴 필요가 줄어듭니다. 따라서 지하철에서 항상 볼륨을 크게 올린다면 단순히 “이어폰 사용시간을 줄여야겠다”고 생각하기보다 주변 소음 때문에 볼륨을 지나치게 높이고 있지는 않은지부터 확인해보세요.
3시간 사용하는 사람과 30분 사용하는 사람, 누가 더 위험할까요?
사용시간만 보면 3시간 사용한 사람이 더 위험해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한 사람은 낮은 음량으로 3시간 동안 음악을 들었고, 다른 사람은 매우 높은 음량으로 30분 동안 들었다면 후자가 더 큰 소음에 노출됐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미국 국립난청·기타의사소통장애연구소(NIDCD)는 70dBA 이하의 소리는 장시간 노출돼도 청력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낮은 반면, 85dBA 이상의 소리에 장기간 또는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소음성 난청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이어폰 사용습관을 점검할 때는 이렇게 생각하는 편이 좋습니다.
“오늘 몇 시간 들었지?”
보다
“오늘 얼마나 큰 소리를 얼마나 오래 들었지?”
가 더 중요한 질문입니다.

귀를 쉬게 하는 시간도 필요할까요?
볼륨을 낮추는 것과 함께 큰 소리에서 벗어나는 휴식시간도 도움이 됩니다. WHO는 큰 소리에 노출되는 시간을 제한하고, 자주 조용한 휴식을 갖도록 권장합니다. 그렇다고 반드시 50분 사용 후 10분 휴식처럼 모든 사람이 따라야 하는 하나의 공식이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몇 시간 동안 계속 높은 음량으로 듣는 상황을 피하고, 중간중간 이어폰을 빼고 귀가 큰 소리에서 벗어나는 시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특히 음악뿐 아니라 콘서트, 노래방, 스포츠 경기장처럼 큰 소리에 이미 노출된 날이라면 이어폰까지 높은 볼륨으로 오래 사용하는 것을 줄이는 편이 좋습니다. 소음 노출은 이어폰 하나만 따로 계산되는 것이 아니라 하루 동안 귀가 받은 전체적인 소리의 영향을 함께 생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어폰을 뺐는데 귀가 먹먹하거나 삐 소리가 난다면?
큰 소리에 노출된 뒤 귀가 먹먹하게 느껴지거나 일시적으로 삐 하는 이명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은 귀가 큰 소리에 노출됐다는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 이때는 볼륨을 다시 높여 음악을 듣기보다 한동안 큰 소리를 피하고 귀를 쉬게 하는 편이 좋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변화가 반복되거나 지속된다면 단순히 이어폰을 오래 사용해서 그렇다고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이명이 계속되거나 반복되는 경우
- 높은 음역의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느낌이 있는 경우
- 시끄러운 장소에서 사람 말을 알아듣기가 이전보다 어려워진 경우
- 한쪽 귀의 청력이 갑자기 떨어지는 느낌이 있는 경우
WHO는 지속적인 이명이나 고음 청취 어려움, 대화를 알아듣기 어려운 증상이 있다면 청력 전문가의 평가를 받도록 권고합니다. 특히 갑자기 한쪽 또는 양쪽 청력이 크게 떨어지는 경우에는 일반적인 이어폰 피로로 생각하고 기다리지 말고 신속하게 의료기관의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스마트폰에 청취 기록 기능이 있다면 활용해보세요
요즘 일부 스마트폰과 이어폰에는 헤드폰으로 들은 소리의 크기나 주간 소음 노출량을 확인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이런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면 단순히 화면의 볼륨 막대만 보는 것보다 자신의 실제 청취 습관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평소에는 작은 소리로 듣는다고 생각했는데 출퇴근 시간마다 높은 음량으로 올라가는 패턴이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출퇴근 중 볼륨을 낮추거나 노이즈 캔슬링을 활용하는 식으로 문제되는 상황만 바꿀 수 있습니다. WHO가 안전 청취 기기에 소리의 크기와 노출시간을 함께 추적하는 기능을 권장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이어폰을 오래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이것만 기억하세요
이어폰을 사용하는 시간을 무조건 하루 1시간이나 2시간으로 제한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볼륨이 낮다면 비교적 오래 들을 수 있지만 소리가 커질수록 안전하게 들을 수 있는 시간은 급격하게 짧아집니다. 그래서 이어폰 사용습관을 바꿀 때는 다음 순서가 현실적입니다.
첫째, 볼륨부터 낮춥니다.
최대 볼륨의 60% 이하를 하나의 참고 기준으로 삼고, 가능하면 실제 청취 수준을 확인합니다.
둘째, 큰 소리로 듣는 시간을 줄입니다.
특히 지하철이나 시끄러운 장소에서 무의식적으로 볼륨을 올리지 않는지 확인합니다.
셋째, 중간중간 이어폰을 빼고 조용한 시간을 만듭니다.
그리고 귀가 먹먹하거나 이명이 반복된다면 계속 큰 소리에 노출되지 않도록 합니다. 결국 청력을 지키는 핵심은 ‘이어폰을 몇 시간 사용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큰 소리를 얼마나 오래 들었느냐’입니다.
참고자료
- World Health Organization — Deafness and hearing loss: Safe listening
- World Health Organization — Safe listening devices and systems: a WHO-ITU standard
- National Institute on Deafness and Other Communication Disorders — Noise-Induced Hearing Loss
건강정보 고지문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자료이며 개인의 청력 상태를 진단하거나 치료하기 위한 의료서비스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이명이나 청력 저하가 지속되거나 대화를 알아듣기 어려워지는 변화가 나타난다면 의료전문가의 평가를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갑작스러운 청력 저하가 나타난 경우에는 신속하게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합니다.
작성자: 비타노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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